
오빠 만세로 들리는 가사
한국인이 가장 많이 들어 본 팝송 중 ‘올 바이 마이셀프’가 있다. 80년대부터 최근까지도 팝송을 우리말처럼 들리는 대로 받아 적는 개그 코너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노래가 이 노래이기 때문이다. 영락없이 “오빠 만세”로 들리는 All By myself는 브리짓 존스의 일기 1편의 OST로도 유명하다. 그런데 가사를 살펴 보고 ‘브리짓 존스’ 시리즈의 모티브가 된 소설과 그 작가의 삶을 생각하면 전체 시리즈를 대표할 만한 곡이라는 생각이 든다.
혼자 살다 42살에 요절한 소설가 제인 오스틴
지난 5일 22기 영숙이 ‘브리짓 존스의 일기: 뉴 챕터’ 시사회 겸 팬미팅을 했다. (해당 기사 바로가기) “브리짓 존스의 일기: 뉴 챕터”는 4월 16일에 개봉하는데 2001년부터 시작한 “브리짓 존스의 일기” 시리즈의 네 번째 영화다. 무려 24년 동안 만들어지고 있는 시리즈 영화라는 게 놀랍다. 이렇게 ‘브리짓 존스’ 시리즈가 긴 세월 동안 팬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영국의 소설가 제인 오스틴(1775~1817)이 쓴 ‘오만과 편견’을 모티브로 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금이나 19세기나 결혼은 인생 최대의 문제인데 19세기 당시 여성들에게는 더 그러했다. 제인 오스틴은 19세기의 결혼 풍속도를 세밀한 심리 묘사와 로맨스의 이면을 꿰뚫는 통찰력으로 '오만과 편견'에 담아냈다. 평단은 ‘오만과 편견’을 보고 ‘여성의 자존감은 제인 오스틴의 발명품이다’라는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제인 오스틴의 삶은 로맨틱하지 않았다. 그녀는 죽기 4년 전에야 ‘오만과 편견’ 이 크게 히트했으며 결혼도 하지 않고 홀로 열악한 환경에서 글을 쓰다 우리 나이 마흔 셋에 요절했다. 처절한 고독감과 병마에 시달리며 만들어 낸 작품이 모티브여서 그런지 ‘브리짓 존스의 일기’ 시리즈도 고독과 사랑에 대한 성찰이 시리즈 전체에 깔려 있다.
르네 젤위거의 립싱크
올 바이 마이셀프(완전 혼자 All By myself)는 브리짓 존스 시리즈 전체 중 가장 유명한 OST이며 영화의 주제를 잘 표현해 주고 있다. 이 노래는 1편의 오프닝에 사용되면서 르네 젤위거의 이미지를 강하게 심어주었는데 그녀는 신년 파티에서 이혼남을 소개받고 그 사람에게 험담을 듣자 좌절과 고독감에 몸부림친다. 밤에 홀로 "오빠 만세"를 외치며 립싱크로 올 바이 마이셀프(All By myself)를 코믹하게 따라 부르는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각성한다. 술을 끊고 다이어트도 성공해서 완벽한 남자를 만나겠다고 일기장에 적는다. '일기'라는 전체 시리즈의 테마가 '올 바이 마이셀프'로 시작한 셈이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영화에 사용된 버전은 셀린디온의 1996년 커버곡인데 원곡은 에릭 카멘 (1949년 8월 11일 ~ 2024년 3월 8일)이 1975년에 발표했다. 에릭 카멘은 자신의 곡에 라흐마니노프의 대표작 중 피아노 협주곡 2번 c단조(작품번호 18)의 피아노 선율을 가져와 사용했다. 그래서 ‘올 바이 마이셀프’는 일반적인 팝과 다르게 장중하며 비장한 클래식 분위기가 곡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 가사는 다음과 같다.
When I was youngI never needed anyone
어려서 누구도 필요치 않았지
And making love was just for funThose days are gone
그리고 그저 재미로 사랑을 했지만
그런 날은 다 가버렸구나
Livin' aloneI think of all the friends I've known
홀로 지내며
내가 알던 모든 친구들을 생각하네
But when I dial the telephoneNobody's home
전화를 해 보지만
집에는 아무도 없어
All by myselfDon't wanna beAll by myselfAnymore
완전 혼자네
더 이상 혼자이고 싶지 않아
Hard to be sureSometimes, I feel so insecureAnd love's so distant and obscureRemains the cure
확신하긴 어렵지
이따금 나는 불안하고
사랑은 너무 멀고 흐릿하구나
All by myselfDon't wanna beAll by myselfAnymore
완전 혼자네
더 이상 혼자이고 싶지 않아
All by myselfDon't wanna liveAll by myselfAnymore
완전 혼자네
더 이상 혼자이고 싶지 않아
When I was young
I never needed anyone어려서 누구도 필요치 않았지
And making love was just for funThose days are gone
그리고 그저 재미로 사랑을 했지만
그런 날은 다 가버렸구나
All by myselfDon't wanna beAll by myselfAnymore
완전 혼자네
더 이상 혼자이고 싶지 않아
All by myselfDon't wanna live
완전 혼자네
더 이상 혼자이고 싶지 않아
Oh, oh, no
Don't wanna live by myself, by myself anymore
더 이상 혼자 살고 싶지 않아
By myself anymoreOh, oh, oh
All by myselfDon't wanna live
나홀로
오 오 오
더 이상 혼자 살고 싶지 않아
I never, never, neverNeeded anyone
난 누군가가 정말 필요하다고
나이에 따라 달라지는 감정
완전 혼자가 되어 살아가는, 고독감이 절절히 묻어 나오는 가사가 극 중 브리짓의 상황과 딱맞아 떨어지고 르네 젤위거의 립싱크 코믹 표정연기가 일품이다. 하지만 이 영상에 달린 댓글은 결코 웃을 수만은 없는, 오늘날의 솔로 남녀들의 고독감을 절절하게 표현하고 있다. 16살 때 영화를 보고 웃었던 사람이 12년 후에 웃을 수만은 없는 자신의 현실을 깨달았다는 내용이다. 그래서 이 노래는 50년의 세월을 이기고 고독한 솔로 남녀의 가슴 속에서 아직도 울려퍼지고 있나 보다.
이 장면은 제가 16살 때 처음 봤을 때 너무 웃겨 보였습니다. 이제 12년이 지난 지금 이것이 말 그대로 나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더 이상 웃기지 않습니다.
this scene seeemed sooo funny when I was watching it for first time when i was like 16. now, 12 years later when im realizing this is literally ME.. not so funny anymore. – 유튜브 영상 댓글(kadina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