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만에 결혼
"나는 SOLO" 23기 순자와 영철이 오는 9월 5일 오후 6시에 결혼한다. 두 사람은 7월 28일 오후 5시 30분 솔로나라뉴스를 찾아 단독 인터뷰에 응했다. 방송에서는 끝내 이어지지 않았고, 방송이 끝난 뒤에는 만나고 헤어지기를 한 차례 거친 커플이다. 두 사람은 결혼에 이르게 된 지난 2년 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인터뷰에서 풀어냈다.
최종선택은 없었다, 마음은 있었다
23기 최종 방송은 2024년 12월 18일이었다. 두 사람은 최종선택을 하지 않은 채 프로그램을 마쳤다. 하지만 영철은 "그때도 이미 좋아하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마지막 촬영까지 마음이 있었는데도 표현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영철은 이렇게 답했다.
영철 : "관계가 확실히 정립된 게 아닌데 표현을 했다가, 혹시 상대방이 곤란해질까 봐 눈치를 봤어요."
최종선택일의 장면도 다시 소환됐다. 순자가 대화의 불만을 꺼내자 영철이 "너무 예민한 거 아니냐"고 받아친 대목이다. 순자의 불만은 대화의 70%가 오지랖이라는 것. 영철은 당시 오지랖의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동기들이 카메라 앞에서 우는 게 저한테는 너무 생소한 광경이었어요. '정말 심각한 게 아닌가, 애들이 정서적으로 힘든 게 아닌가' 진심으로 걱정을 한 거죠. 그러다 보니 오지랖을 많이 부린 겁니다."
순자는 "연애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느껴져서 서운했던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다만 두 사람 모두 그 한마디로 관계가 나빠진 건 아니라고 했지만 서로 최종선택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걸 그때 이미 짐작했다고 한다.
크리스마스이브의 고백
방송 종료 1주일 뒤인 12월 24일, 영철이 고백했다. 갑자기 레스토랑을 예약해두고 순자를 불렀다. 그때 두 사람은 연인이 되었다.
영철 : "좀 진부하게 했어요. 자꾸 진부하게 했습니다. 인정해요."
'위아더월드'가 데려간 이별
그러나 두 사람의 사귐은 오래가지 않았다. 헤어진 이유를 묻자 영철이 답했다.
영철 : "제가 속을 많이 썩인 것 같아요. 워낙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다 보니, 23기 때 얻은 '위아더월드' 캐릭터를 방송 이후에 더 하게 된 것 같기도 하고요. 방송 이후로 인맥이 넓어지니까 그게 재밌었나 봐요. 연애 비중을 좀 덜었고, 갈등이 깊어져서 결국 이별했죠."
모임을 좋아하고 자신만의 스포츠 루틴이 확고한 성격. 방송에서 사랑받은 캐릭터였지만, 연인에게는 아니었다.
방송 당시 '전기수 회장 후보 1번'으로 불렸던 그는, 실제 솔로 출연자 모임의 회장직 제안은 고사했다고 밝혔다.
영철 : "저는 결혼에 대한 소망이 늘 있었기 때문에 그 자리를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때 만약 맡았다면, 지금처럼 재결합해서 결혼까지 이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죠."
옆에서 순자가 잘라 말했다. "전 안 만났을 거예요."
나솔사계, 그 후 악플은 계속된다.
헤어져 있던 2025년, 순자는 《나솔사계》에 출연했다. 영철은 차마 그 방송을 보지 못했다.
영철 : "출연한다는 얘기를 듣고 제가 붙잡았죠. 나가지 말라고도 했고 말리기도 했는데, 본인이 '지금 이 흐름대로 한번 가보겠다'고 하더라고요. 헤어진 지 한두 달, 저는 계속 미련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출연을 방해하고 싶었어요. 그래도 본인은 감정을 더 확인해 보고 싶다고 해서… 저는 노심초사하면서 방송을 안 봤죠."
문제는 방송 이후였다. 순자에게 악플이 쏟아졌다. 왕따 프레임이 씌워졌고, DM에는 가족까지 등장했다.
순자 "정말 별의별 DM이 다 왔어요. 많이 울었죠."
이때 영철이 나타났다. 순자의 공연 일정을 전부 따라다녔다.
순자 : "오빠가 휴가까지 써가면서 저의 모든 공연을 쫓아왔어요. 반차 내고 휴가 내고 다 와서, 뒤에서 되게 묵직하게 지키고 있었어요. 항상. 공연 담당자분들은 다 오빠를 제 매니저인 줄 알고 이것저것 물어보셨고요. 멤버들도 '저분 어떻게 된 거야' 물어봤어요."
영철에게도 DM이 적지 않게 갔다고 한다. 순자는 "무슨 일이 있을까 봐 걱정을 많이 하셨던 것"이라고 했다. 영철은 짧게 정리했다. "사실 저의 입장에서는 전화위복이 된 셈이기도 하죠."
전화위복
헤어진 상태에서 순자의 어머니를 여러 번 뵌 것도 이 시기였다. "달래주러, 응원하러 갔다가 의도치 않게" 인사를 드렸고, 어머니는 "둘이 헤어진 거 아니었어?"라고 물으셨다고 한다. 둘은 이렇게 재결합을 했지만 거기에는 조건이 붙었다.
순자 : "오빠가 모임 하는 걸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서, '3개월간 나한테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생각해 보겠다'고 말씀을 드렸어요."
영철은 모든 모임을 끊었다. 3개월간 운동만 했다. 그러나 이런 약속을 하면서 영철은 순자에게 쐐기를 박는 말을 남겼다.
영철 :"다시 사귀게 되면 우리는 결혼까지 생각하는 거다. 그렇게 세뇌를 시작했죠."
순자 : "오빠가 '우리가 다시 만나면 결혼을 해야 돼, 내가 이런 거 이런 거 다 지킬게' 하면서 스스로 통금도 만들었어요. 말로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만들어서 보여주려고 하는 사람이구나, 그걸 보고 결혼해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40대에 맞이한 통금시간
통금은 원래 새벽 1시였다. 지금은 12시다. 청첩장 모임에서 30분 늦은 게 발단이었다.
영철 : "1시 반에 귀가했다가 혼나면서 한 시간 깎였어요. 12시를 열 번 지키면 다시 1시로 열린다고 해서요."
어떻게 영철의 귀가시간을 알 수 있는지 혹시 같이 동거를 시작했는가 물으니 영상통화와 거짓말 못하는 영철의 성격 때문에 알게 된다고 했다.
순자 : "오빠가 생각보다 보고를 되게 잘해요. 영상통화도 걸고, 고양이도 보여주고."
영철 : "제가 거짓말은 못 해요. 스스로 납작 엎드리고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결정적인 순간
영철이 순자에게 반한 순간이 언제인지 궁금했다. 가장 결정적인 순간은 23기 촬영이 모두 끝나고 방송 전 다녀온 제주도였다며 영철은 그 순간을 자세히 설명했다.
영철 : "파란 바다가 나오면 보통 두 부류로 나뉘어요. 대부분은 바다를 배경으로 예쁘게 셀카를 찍죠. 그게 나쁘다는 게 아니라 대부분이 그래요. 그런데 이분은 신발을 그냥 모래사장에 버려버리고 바다로 뛰어가는 거예요. 현숙이랑 같이. 그 모습이 너무 예쁘고 좋았어요. 자연스러운 게. 그때 처음으로 확 반했죠."
결혼식 관전 포인트: '커피 순결'과 신랑 입장
영철은 아직 커피를 마셔본 적이 없다. 방송에서 화제가 됐던 이른바 '커피 순결'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리고 그 첫 잔은 아내에게 바치기로 했다.
영철 : "신혼여행에서 마실지, 결혼식 때 하객분들을 위한 이벤트로 마실지 실제로 고민 중입니다."
영철의 구상은 이렇다. 신랑 입장 때 아메리카노를 들고 나오고, 스크린에 '커피 순결' 장면을 띄운 뒤 등장하는 것. 옆에서 순자가 "이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라고 웃자 영철이 반박했다.
영철 : "엄청난 거지. 커피 순결을 이제 바치는 건데. T이신 분들은 감성을 몰라요. 저처럼 F인 분들은 아실 겁니다."
영철은 맛에 대한 예상도 했다.
영철 : "카페인 음료는 마셔봤으니 그런 느낌이지 않을까. 유추하기로는 되게 떨은 와인 같은 걸로 예상해 봅니다. 떨다고 사람들이 얘기하니까. 저 그런 거 되게 좋아하거든요."
반련견, 반려묘의 상견례
영철과 순자는 각각 고양이와 강아지를 키운다. 두 사람이 결혼을 하면 고양이와 강아지도 함께 살게 된다. 그래서 두 사람은 먼저 반려 동물의 상견례를 시켰다.
영철 : "강아지는 궁금하면 다가가서 냄새를 맡잖아요. 고양이들은 겁이 나서 하악질을 하죠. 그런데도 뭉치가 다가가니까 저희 고양이 레오가 결국 양펀치를 날렸어요.
순자 : "우리 어르신이 한 대 맞고 옆으로 걸어다니는 거예요, 어지러워서. 그거 보고 충격 먹고 '이건 안 되겠다, 우리 어르신 큰일 난다' 했는데 오빠는 '아니야, 괜찮아' 하더라고요. 지금은 맞지는 않고, 조금씩 이 정도 거리까지는 왔어요."
기자가 먼저 다가가서 양펀치를 맞은 쪽이 영철과 닮았다고 하자 영철은 한술 더 떠서 "뭉치는 한 번만 맞았는데 저는 계속 막고 있다는 게 좀 다른 점이죠."라며 웃었다.
자녀 계획
두 사람은 아이를 원한다. 다만 나이가 적지 않다는 점이 걱정되지만 최근 산전 검사를 함께 받았고, 결과는 둘 다 건강하게 나왔다고 한다.
영철 : "저는 아이를 안 가질 거면 결혼이 의미가 있나, 그런 주의였기 때문에. 좀 편안하게 마음먹으면 또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결혼을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결혼을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영철의 답은 단호했다.
영철 : "내려놔야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제 기준에서는 남자가 90% 이상 내려놔야 해요. 남자는 혼나는 존재다, 혹은 나는 '23기 영철'이 아니라 '23기 순자의 남편'으로 다시 태어난다고 생각해야 해요. 저의 아이덴티티를 최대한 없애야 결혼이 가능합니다. 그럴 자신이 있으면 결혼을 생각해 보시고, 내가 나에게 중요하면 그냥 계속 혼자 사세요."
순자 : "제가 오빠한테 바라는 모습이 있잖아요. 내가 추구하는 남편의 모습을 내려놓고, 이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결혼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사랑이란? 결혼이란?
영철 : "사랑은 심플한 것 같아요. 저보다 누군가가 소중해지면, 저는 그걸 사랑이라고 느끼는 것 같아요. 결혼은 평생 즐겁게 살 수 있는 대상을 만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순자를 만나면서 같이 있는 게 친구들과 노는 것보다 훨씬 즐겁다, 앞으로 평생 같이 즐기며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니까 결혼을 마음먹었어요. 저에게 결혼은 평생 같이 놀 사람을 만나는 겁니다."
순자 : " 오빠와 있을 때는 꾸며진 모습이 아니라 정말 자연의 모습"이라고 했고, 영철은 "여러분이 예상할 수 있는 모든 걸 뛰어넘는 모습을 서로 보여준다"
두 사람은 작년 순자가 출연한 '나솔사계' 이 후 악플에 시달렸다. 그런데 그 사건이 두 사람을 결혼까지 이르게 했다는 것은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고사성어를 떠올리게 한다. 지금도 이 단독 인터뷰 영상에는 악의적인 댓글이 달리고 있다. 쉽게 사람을 판단하고 더 쉽게 돌을 던지는 세상이지만 그것조차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리석은 자들의 유치한 분노로 받아넘길 수 있다는 것을 배운다. 사랑은 캡틴 아메리카의, 희귀금속으로 만든 비브라늄 방패 같은 것인가 보다.











